28살 나의 늦은 첫 소개팅의 이야기 1부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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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도 오x에서 유명했던 글이예요. 물론??ㅋㅋ 제가 쓴 글은 아니고 


시작한지 얼마 안된 제 공간에 남기면 좋을것 같아서 남기는거예요.


다들 하루 마무리 잘하시구 굿밤되세요^^







제 최근 연애담을 쓰고싶어서.. 편하게 쓸게요


난 28년살며 그 흔한 소개팅 한번 못해본 놈이었어


뭐 하기 싫었다기보다는


20살때 대학 입학해서 만난 녀석과 작년 초봄까지 7년간연애를 했으니


소개팅이란걸 해볼 생각도 필요도 못느꼈던거지


정말 행복했어


근데 내가 작년 초봄에 결혼까지 기약했던 그친구가


예고도 없이 이별통보 후 떠나고 나니까


음..


내가 어땠겠어?


안그래도 마른편인데 살은 더 빠지고, 체력은 무슨 80먹은 노인네가 되어가고,


자주 보던 친구들도 피하고 안보게 되고


만사가 다 귀찮고 


하루하루가 자신 없더라


친구들한테 진짜 위로도 위로지만, 욕 진짜 많이 먹었지


음 뻥안치고 1년여를 오로지 일만했어~ 몸을 혹사시키지 않으면 내가 너무 견디기 힘들었으니까


이 악물고 내 몸을 매일 바쁘게 굴렸어


주말엔 혼자 자원봉사단체에 가입해서 봉사활동을 격주로 다니고 


봉사 안가는 주말엔 휴대폰,불 다 끄고 잠만 자고


아 지금 생각하면 너무 미련한짓이었어


봉사활동다니고 했다는게 미련한 짓이란게 아니고


나자신을 너무 혹사 시켰던게 미련한 짓이란거야


뭐.. 그런 상황이 닥치니깐 그렇게 되더라고


나와 비슷한 경험 해본 사람은 이해 할꺼라 생각해


남자새끼가 뭐 그런일로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친구도 있겠지만


난 7년동안 진심이었거든


내 미래에 대한 설계도 그 친구와 같이 했고


그 모든게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생각해봐 진짜 허무하고 그애가 밉기보단


내 스스로에게 밉고 화가나서 못견디겠더라 


어쨌든 내 아팠던 얘긴 길게 안할게


내가 멍청하게 세월 보내고 있는게 친구가 안쓰러웠나봐


반년 전부터 계속 소개팅자리 만들어 준다고 하던 넘인데


내가 계속 괜찮다고 거절 했거든


서너번은 안한다고 했을꺼야


어라? 근데 이번엔 엄청 적극적이네?


다른애는 몰라도 얘는 정말 한번 꼭 만나보라고 등 떠밀듯이 


날 꼬시더라고 


울집에까지 찾아와서 치맥한잔 시켜놓고


구구절절 소개해주고 싶다는 애 이야기를 하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대학 동기래 


뭐 나랑 비슷한 경험을 갖고있는 애고 나이는 동갑이고 정말 괜찮은 애라고


사람 가볍게 만나는 애 아니니까, 진지하게 함 만나보라고


내 친구가 나 사람 가볍게 안 만나는거 알거든 


일부러 성향 맞는애 소개시켜 주려는걸 느꼈지 


고맙더라, 이렇게 날 생각해주는 친구가 있다는게


그리고는


핸드폰에 있는 사진을 드리밀며 보여주더라


그애 사진이었어


음. 사진으로 첫인상을 딱 봤을때


얼굴은 내가 좋아하는 똥그란 계란형에 딱 내 나이때로 보이는 평범한 여자애였어


얼짱각도로 찍었더라? 유치한 브이~와 함께 ㅋㅋㅋ


고향은 쩌~~기 전라도 목포에서 살다가 대학때문에 위로 올라와서


지금까지 서울서 생활하고 있는 거라더라구


친구 얘기를 어느정도 듣다보니


전 여친과 헤어지고 진상떨며 사는 내 스스로한테 지쳐있기도 했고, 


어느 정도 내 현실을 받아드릴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생각이들더라


만나볼 용기가 샘솟으며 


긍정의 호르몬이 붐비 되는게 느껴지더라?


우워어어어어~~


괴성과 함께 바로 OK하고 소개팅 날짜 잡았어ㅋㅋ


근데


막상 날짜 잡고나니까 


첫 소개팅이라 부담도 되고, 나가서 무슨얘기 해야하나 고민도 되고


그냥 후딱 만나고 싶더라 자꾸 신경쓰이니까


학창시절부터 숙제안했거나 집에 해야할거 있는데 마무리 못지은거 있으면 


다른데 집중을 잘 못하는 성격이거든


그런 기분이었어


어영 부영 시간은 지나고


2월 15일 연인들의 날인 발렌타인 다음날


나는 일 마치자마자 나는 약속장소인 건대로 향했어


그날 소개팅 나갈때 내 맘은 


큰 기대는 없었어 빨리 숙제 마치고 집에가야지 하는 맘이 컸던것 같아 솔찍히


새로운 인맥하나 넓힌다는 생각으로 부담없이 지하철을 탔지


아~ 난 동대문쪽살고, 역 근처에서 일해


그 친구는 사는건 잠실쪽이고 일하는 회사가 강변쪽이야


내가좀 일찍 나갔어. 약속 시간이 저녁7시 였는데


내가 건대쪽을 가본적이 없어서 지리도 모르고


나가기 전에 네이년으로 음식점, 술집 전화번호랑


위치확인해서 핸드폰에 저장까지 했지 


첫 소개팅이라 주선자(내친구) 욕먹이기도 싫고


나도 못난놈처럼 보이고 어리버리하기 싫어서


지리좀 익히고 


술집에도 미리가서 분위기 좋은자리 (친구넘이 추천해준 술집이 있었거든 ㅋㅋ)


예약 해놔야지 하고 일찍 나간거야


근데 오마이갓


약속은 7시인데 4시30분에 도착해버렸네?


30분정도 돌아다니니까 지리는 대충 익혔고 움직일 동선도 다 파악됐어


아 어쩌지 술집에 먼저 들어가있을까? 피시방이라도 가있을까? 


아 그건싫은데


혼자 얼타다가


5시쯤 문자를 하나 보냈어


내가 6시쯤 건대로 출발하면 7시 10~20분전에 도착할거 같다고 


내가 술집들어가서 자리잡고 있을테니 천천히 오시라고


진작에 도착했는데 너무 빨리온거 사실대로 말하면 


그애가 일끝나기도 전에 나때문에 계속 신경쓰이고


이상한 놈이라 생각할거 같아서


아직 출발 안한 것 처럼 거짓말을 한거지


바로 답장이 오더라


혼자 술집 들어가 있는거 아니라고, 


근처에 커피숍에 들어가 차한잔 마시고 있으면 그리로 갈테니


같이 만나서 이동하자고


...


난 왜 그생각을 못했지??? 바본가???


근처에 할x스커피가 보이길래 바로 기어들어갔지


날도 디게 추웠거든 코 다 빨개지고


하지만 커피숍에 등장한 나는 까도남처럼


어메리카노 핫으로 한잔 주문하고 저기 구석지지만 느낌있는 자리에 앉았어


셀카도 찍고 고스톱도 치고 커피도 마시고 어영부영 시간보내다


6시30분쯤 문자가 왔어 


그애더라


건대 거의 다와가는데 어느 커피숍에 있냐구


위치만 설명해줬어 그리로 오라고


한 5분쯤 더 기다리다가 시간 맞춰 커피숍 정문으로 나가서 


만나 술집으로 바로 움직일라구


후딱 소개팅 끝내고 집에 가고싶었거든 


막상 소개팅 자리 나가니까 너무 귀찮더라고


내가 쓸대없이 일찍나와서 피곤한 것도 있고


괜히 한다 그랬나 하는 생각도 하고



"안녕하세요"



뭐..뭐야..


내가 목도리하고 정문으로 나가려고 준비하려던 찰라에


그애가 커피숍 안으로 들어와선


날알아보고 내가 있는자리로 찾아왔더라고


...


서로 사진으로만 얼굴을 알고 있는 상황이었거든.. 순간 당황했지.. 


마음의 준비가 안됐었거든..


나도 어리버리하게


"어.. 어떻게 제 자리까지.. 잘 찾아오셨네요.. 나가려고 했는데.. 어.. 안.. 안녕하세요"


라고 맹구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들어


내 앞자리에 앉은 그애 얼굴을 딱 봤어


.

.

.

.

.

.

나 심장 멎는줄 알았다?


새하얀 얼굴에


단발머리


살짝 웃는 미소에


밖이 많이추웠는지 


양쪽볼이랑 코는 새빨개져서


똥그란 두눈으로 날 쳐다보고있는데


너무 예쁜거야


속으로 생각했지. 망했다


예상외의 내 몸의 반응에 나는 적잖게 당황했고


머리가 하얘지는거야


나 얘 보기 전까진 빨리 소개팅 끝내고 집에가고 싶었어 진심..


근데 맘이 바뀌었어


술집으로 가기도 싫었어


술집가면 조명좀 어둡고 얼굴잘 안보이잖아


얘얼굴을 좀더 좀더 보고싶은거야




나 :"커피한잔 마시고 갈래요?"


그애:"아~ 제가 살게요^^"


나 :"아니에요 제가 주문하고 올게요. 아메리카노 드실래요?"


그애:"저는 카페라떼 따뜻한 거루요~ 시럽 조금넣은거^^"


나 :"네~ 주문하고 올게요" 




ㅋㅋ 바로카운터로 갔지..


카페라떼 따뜻한걸로 시럽살작 넣어주세요~ 라고 주문을 했어


코웃음치며 알바생 왈


시럽은 셀프입니다~~ 하면서 저쪽 을 가르키는거야


...


나사실 까도남인척 아메리카노 시켜먹긴 했지만 


이런데 잘 안와봤어ㅠㅠ


전에 만나던 여자친구랑도 브랜드커피숍 보다는 


동네에 작은 커피숍 같은데만 다니고해서


순간 또 당황한거야


라떼를 받아서 알바생이 가르키던 곳 쪽으로가니까


투명한 병에 액체가 담겨져있고 그옆에는 네모난 설탕같은게 있는거야..


어떻게해야지? 어떻게해야지?


내가 확신이 서는 저 설탕을 넣을까?


아냐 얘가 시럽넣으랬는데 설탕넣은거 


장금이 미각으로 눈치채면 어쩌지?


아냐! 근데 내가 잘 모르는 액체를 넣었는데 시럽이 아니고 뭐 다른거면 어쩌지?


쉼호흡 한번 하고 침착하게 생각을 했어


분명히 알바생이 이쪽에 있다고 했고,


이 중에 액체는 이 병 하나뿐이야



"이거시 시럽이다!!!!!"



시럽하나 찾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지체했어.. 


얼른 조금만 넣은뒤 내 자리로 돌아가자


릴렉스하자 넌 해낼수 있어


맘속으로 파이팅하며


시럽 투입을 하려고 병을 딱 집었는데


오마이 갓


병 구조가 이상하게 생긴거야


그냥 내가 아는 상식선에서의 일반적인 콜라병 같은 병이 아니고 


입구가 좁고 뭐가 장치가 되어있는것 같고


액체를 넣으려고 기욱여 봤는데 액체가 나오질않아


투명한 병인데 분명 안에는 액체가 들어있는데


또 패닉이 찾아온거야


내가 얼굴 뻘개져서 유체이탈 상태로 벙져있는데 


저쪽에서 그애가 날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는거야


에라이씽! 하고 그냥 병째로 들고 같이 라떼랑 테이블로 갖고가서



"넣을 만큼 넣으세요^^"



하고 태연한 척 테이블에 엄마 미소 지으면서 내려놨어..



"이걸 병째로 들고오셨어요?^^ㅋㅋㅋ"



네.. 기왕 드시는거 적당한 간으로 드시는게 좋지않겠냐고.. 둘러대며 


마음을 진정시켰지


아마 그때 날 좀 엉뚱하다 생각했을꺼야


시럽을 넣고 난 재빨리 시럽을 재자리에 갔다놓고 왔어


이제부터 내 생애 잊지 못할 첫 소개팅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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